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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23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된다는데...
- 2008/08/22 천주교 서울 교구 인사 이동 (1)
- 2008/08/22 고등학교 시절 윤리 선생님에 대한 추억
- 2008/08/21 집에 TV가 없으니
- 2008/08/21 국방부가 볼온 도서 목록을 선정했다 하니 (2)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된다는데...
야구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퇴출된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결승전에 올랐으니 만약 승리하면 올림픽 마지막 금메달 수상 국가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가 퇴출된다니 많이 아쉽긴 한데
솔직히 야구가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건 확실하죠.
야구가 범세계적인 스포츠가 되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첫째,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야구를 하려면 글러브도 사야하고 배트도 사야하고 특히 포수를 하려면 더 많은 돈이 듭니다. 반면 축구는 축구공 하나면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장비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죠. 저도 어릴 때 정말 아버지가 큰 맘 먹고 글러브와 배트를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둘째, 룰이 너무 복잡합니다. 축구는 아무 단순합니다. 골을 몰고 가서 골대 안에 많이 넣는 팀이 이긴다 얼마나 단순합니까? 그러나 야구는 스트라이크와 볼에 대한 규정, 파울볼, 대타 제도, 도루에 관한 규정, 홈런, 번트와 희생타, 병살타, 그리고 보크에 대한 규정까지 들어가면 머리에서 연기나죠. 제 아내와 함께 야구 구경 갔다가 경기는 거의 못 보고 룰에 대해서 설명만 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셋째, 부채꼴 모양의 전용 경기장이 필요합니다. 축구장을 지으면 축구장에서 육상 경기도 하고 럭비도 하고 하키도 하고 등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어서 경제적입니다. 그러나 야구장은 오직 야구만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적이지 못하고 부담되는 것이죠.
그러나저 이번 우리 나라 올림픽 야구팀 야구팀은 어떻게 매 경기마다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역전승을 거두는지 미리 짜고 해도 이렇게 못할 것 같습니다.
천주교 서울 교구 인사 이동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전 종훈 신부에게 원치 않는 안식년을 보내라는 서울 대교구의 명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이는 누가 봐도 분명히 정의 구현 사제단 활동에 대한 징계성 인사임이 분명합니다. 부임한 지 일년 만에 안식년을 가지라고 했으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죠.
이 사건은 천주교 내에서 정의 구현 사제단이 가지고 있는 위상과 한국 천주교의 성격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난 번 촛불 집회가 위기를 맞이했을 무렵 정의 구현 사제단에서 서울 광장에서 미사를 드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역시 천주교는 개신교는 다르다며 찬사를 보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사 이동으로 정의 구현 사제단이 천주교 내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천주교가 개신교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믿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은 상당 부분 착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주류는 보수적입니다. 진보적인 천주교 신부들이 언론 상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는 것도 당연합니다. 반면 개신교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개신교는 언론에 주로 보수적인 개신교 인사들의 모습이 노출됩니다. 따라서 개신교 내 진보적인 인사들의 목소리는 감추어 지고 개신교는 무조건 보수적인 것처럼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서울대교구의 인사 인동은 전술적으로 보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가만 두어도 어차피 정의 구현 사제단이 천주교 내에서 주류가 될 수는 없었을 터이고, 천주교천주교에 대해서 호감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만 가져다 주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 집에서 약 50 미터 떨어진 제기동 성당에 함세웅 신부가 계신데 이번에 청구동 성당으로 인사 이동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함 세웅 신부 덕에 그 동안 김 용철 변호사의 기자 회견 등이 집 주위 제기동 성당에서 열려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었는데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군요.
고등학교 시절 윤리 선생님에 대한 추억
고등학교 때 독특한 국민 윤리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심하게 키가 작은 남자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하던 경력이 있었습니다. 공돌이 생활(공대생이 아니라 진짜 공돌이)을 하다가 이렇게 살아서는 미래가 없다 싶어 다시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와 윤리 교육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전공은 윤리 교육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영어 교사 자격증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마 복수 전공을 했겠죠. 평소에 윤리 과목을 가르치시다가 땜방 영어 선생님으로도 종종 교실에 들어 오셨습니다.
이 선생님의 학생 지도 스타일은 다른 교사들과 좀 달랐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일대일 각개 격파 방식이랄까 그렇게 정의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분은 거의 일년 내내 학생과 일대일 상담 중이었습니다. 매점 옆 파라솔이 있는데 거기가 고정석이었습니다. 일단 학생을 불러 내고 매점에서 음료수 두 개를 산 뒤 파라솔 의자에 앉아 장시간 대화를 하셨습니다. 학생 지도라고 하면 몽둥이 아니면 얼차려가 전부이던 고교 시절에 참으로 신선한 방식이었습니다. 이 분도 아주 가끔 체벌을 하기도 하셨는데 잘 안하시지만 일단 체벌을 했다하면 거의 초죽음을 만들어 놓으셨죠. 우리가 보기에도 맞을 만한 짓을 한 경우이기 때문에 특별히 반감 같은 것이 생겨나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사건은 이 윤리 선생님이 나이 차이가 꽤 나던 어떤 분과 결혼을 하셨습니다. 저도 축하하러 그 결혼식에 갔었는데요. 신부가 약간 뚱뚱하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 5 개월 후 사모님은 첫 아이를 낳으셨습니다. 물론 속도 위반이었죠.
윤리를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속도 위반이라니... 이래도 되는 겁니까?
집에 TV가 없으니
집에 TV가 없어도 평소에는 별 불편한 것을 못 느꼈습니다. 뉴스는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고 가끔 화제가 된 프로그램 역시 실시간은 아니지만 인터넷 다시 보기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올림픽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되네요. 우리 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다는데 어떻게 따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궁금해 지고 밥 먹을 때나 휴식 시간이 사람들이 경기 이야기를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장미란 선수가 이뻐 보이고 군살이 하나도 없더라고 하는데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런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요? 올림픽에 온 국민이 정신이 팔린 사이에 정부가 우리 삶에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만한 엄청난 사항들을 일사천리로 밀어 붙이고 있는 듯 한데 이렇게 모른 척해도 되는가 싶습니다.
국방부가 볼온 도서 목록을 선정했다 하니
국방부가 불온 도서 목록을 선정했다 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군 생활할 때인데 1994년이었을 것입니다. 휴가 복귀할 때 책 몇 권을 사 들고 들어 왔는데 그 중에 한 권이 정보 장교에게 압수를 당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삼국 통일과 한국 통일'이라는 상하권 두 권으로 된 제법 두꺼운 책이었습니다. 도올 김용옥씨가 지은 책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김용옥씨가 엮은 책입니다. 여러 글이 묶인 책인데 김용옥 씨가 직접 쓴 글은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저자가 다 다릅니다. 아무튼 이 책을 압수 당한 이유는 오직 하나 책 제목에 '통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많이 황당했습니다. 저도 바보가 아닌 이상 만약 이 책이 좌파적 시각을 가진 책이라면 제가 부대로 가지고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김용옥씨야말로 전형적인 부르주아 지식인인데 이념적으로 문제시 될만한 내용이 있을리 만무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정보 장교는 무조건 '통일'이 들어간 책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책을 압수 당했다가 전역할 무렵에야 돌려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국방부가 불온 서적 목록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과연 그 목록을 만든 실무자가 그 책들을 읽어 보기나 했을까 싶습니다. 아마 제 군 시절 정보 장교처럼 읽어 보지도 않고 그냥 제목만 보거나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선정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목록 중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책이 좌파 서적이라면 케인즈도 빨갱이가 될 판입니다.
국방부. 고맙습니다. 군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게 해 줘서....